드래군과 벌쳐의 상관관계.

엽기 실험 매니아라면 알고 있겠지만 이미 드래군과 벌쳐는 붙어본 적이 있다. 2002년 5월 26일자로 엽기 실험 레포트가 출된 바 있었다! (링크) 그 당시엔 벌쳐 36마리와 드래군 12마리의 대결이었는데 드래군이 완패했다. 솔직히 벌쳐 36마리라는 규모는 실전에서는 운영되기 힘든 숫자다. 물론 압도적인 상황에 재미로 벌쳐만 만들어 노는 경우도 있지만 웬만한 팽팽한 경기에서는 벌쳐가 3부대가 넘기 힘든 것이 사실.

필자는 벌쳐의 기준 숫자를 20마리로 정했다. 실전에서는 5~12마리 정도의 부대가 잘 운영되지만, 그래도 때때로 2부대 가까운 벌쳐들이 캐논밭(정도는 아니고 3~4개쯤..)을 뚫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았기 때문. 이에 맞춰 드래군은 한 6마리 정도만 있어도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실험에 들어 갔다.

역시 이번 실험맵 또한 "뉴아이스헌터 바이 걸길드"에서 진행하였다.

드래군 6마리와 벌쳐 20마리

실험을 하고 문득 떠올랐다. 36마리와 12마리의 전례에서도 보았듯이, 벌쳐가 드래군의 3배수 이상이 되면 압승한다는 것을. 그래서 드래군의 숫자를 2마리 늘려보고 실험을 다시 하였다.

드래군 8마리와 벌쳐 20마리

벌쳐가 4마리 정도 남고 이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체력이 많이 깎인 상태였다. 한마디로 비슷했으나 벌쳐가 승. 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 비율이었다. 하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실험이라 이번엔 드래군을 1마리 추가해서 재실험 하였다. (참고로 말하지만 드래군이 이길 때 까지 하려는 의도는 절대 없다. 필자는 테란 유저에 가까운 랜덤 유저다.)

드래군 9마리와 벌쳐 20마리

 
 
 

호오라..?

9마리의 드래군은 벌쳐를 어렵게나마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서로 어택땅만 했을 경우였지, 컨트롤에 따라 크게 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두 유닛간의 진정한 승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또 실험.

드래군 9마리와 컨트롤 벌쳐 20마리 (마인은 사용 안함)

드래군이나 벌쳐와 같이 스타의 레인지 유닛(거리를 두고 싸우는 유닛)들은 컨트롤에 따라 그 능력이 크게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어택 땅으로만 서로의 기본 능력치만 비교했지만 이번엔 '컨트롤'이라는 변수를 두었다. 컨트롤을 하지 않았을 때 드래군이 2마리 정도 남고 이기는 것을 감안하면 벌쳐가 어렵게 승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컨트롤을 진행함에 따라 체력이 많이 남지 않은 벌쳐를 뒤로 뺐다가 다시 합류시켜주고, 일점사 컨트롤을 통해 드래군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압해 나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드래군이 2마리 남고 벌쳐가 5마리 남았을 때였으나 벌쳐는 전반적인 체력이 떨어진 상태. 결국 드래군은 1마리만 남고 벌쳐가 3마리가 남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벌쳐들은 컨트롤을 해 주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체력이 바닥난 상태고, 드래군은 다른 드래군이 쳐맞아 죽을 동안 뒤에서 쏘기만 했지 일점사 때문에 맞질 않아 쌩쌩했던 것. 결국 드래군이 1마리 남고 승리했다.

실험 결론

드래군도 컨트롤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신 독자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물론 그것도 해봤다. 그러나 실험 인력 부족으로 인해(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차니즘으로 인해) 캡쳐를 하면서 컨트롤을 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오히려 컨트롤을 안 하는 것 보다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것이 아닌가. 군대를 갔다오면 손이 썩는다더니 그 말을 벌써 수없이 경험하고 있다. ㅠ_ㅠ

과정이야 어찌됐든, 벌쳐는 드래군 수의 2배가량 된다면, 마인 없이도 어느 정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실전에서는 벌쳐의 마인을 서로간에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벌쳐의 제대로 된 공격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적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