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enable JavaScript in your browser to load website properly.

Click here if you'd like to learn how. 와이고수
채팅 0
게임 0
유물
오픈메뉴얼 | 추천 전략전술 | 리플레이 | 엽기실험실 | 스타2 클랜정보 | 스타2 리플레이 | 스타2 엽기실험실 | (구)전략전술 게시판

[Etc] 협회와 신상문 - pp와 ppp의 오묘한 경계 주소복사

  • Minerals : 22,610 / Level : 고수
2009-04-29 11:27
5
0

4월 28일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하이트와 STX의 경기 중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과 시청자의 어이를 깔끔하게 증발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신상문 선수와 김구현 선수의 대결 중, 신상문 선수는 화면이 지직거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포즈를 신청했고, 심판은 경기를 일시적으로 중지시켰다.

그리고 몇 분이 흘러 모두가 ‘재경기일까, 속행일까?’ 하면서 기다리던 순간, 심판은 신상문 선수의 몰수패를 선언했다. 이유는 협회 경기규정 13조 ‘경기 포기 의사 선언’에서 GG, gg, ppp외에 문자를 채팅창에 입력할 경우 몰수패와 주의가 주어진다는 조항 때문이었다.

당사자인 신상문 선수는 물론이고, 하이트 팀 프론트와 심지어 적인 STX 프론트까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이 희대의 해프닝. 과연 어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 - 손찬웅 선수의 선 ziziyo 사건.

바로 이 경기에서 나온 손찬웅 선수의 zizi yo 한 방이 모든 사건을 만들었다.

지난 2008년 12월 24일, 바투 스타리그 36강 C조 2차전 3경기에서 손찬웅 선수는 김재춘 선수를 상대로 거의 완벽하게 승기를 굳힌 상황에서 드라군이 죽는 소리를 상대가 패배 선언을 한 것으로 착각하여 채팅창에 gg를 입력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gg를 입력하는 것은 곧 패배 선언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따지면 손찬웅 선수가 패배를 선언한 것이지만, 심판은 “손찬웅이 경기를 포기하는 GG를 먼저 선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작 실수로 발생한 일로 잘못을 시인했고, 상대인 김재춘이 상황이 불리해 패한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손찬웅의 승리로 판정하고 ‘주의’로 징계한다”고 판정했다.

이후 협회에선 많은 논쟁을 불러온 13조 규정을 대폭 수정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GG, gg, ppp외에 문자를 채팅창에 입력할 경우 몰수패와 주의가 주어진다는 조항이다. 개성을 없앤다, 별 의미도 없는 것을 강제적으로 제약한다는 의견과 E-Sports가 진정한 스포츠로 거듭나려면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했지만, 어차피 패배 의사를 선언하는 쪽은 몰수패를 당하든, 그냥 패배하든 패배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협회는 위너스 리그가 진행되는 3개월여의 기간을 계도기간으로 정하고 4월 1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GG 혹은 gg와 ppp의 차이 - 신설 규정 논쟁의 맹점


그럼 당시 ppp에 관한 논쟁은 왜 없었을까? 그 이유는 ppp는 gg와 달리 애초에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gg는 매 경기마다 한 번씩은 꼭 등장하게 되지만, ppp는 자주 벌어지는 상황도 아닌 데다, gg와 달리 선수들이 딱히 개성을 강조하는 일 없이 그저 p를 연타하는 것 외엔 달리 입력한 일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ppp 규정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았고, 이것이 바로 ppp 규정의 존재가 오늘 사건 이전엔 아무도 지적하지 않은 이유다.

게다가 [제8조 : 선수의 요청으로 인한 경기중단] 조항에서 ‘선수는 채팅창에 자판의 “P”키를 연타함으로써 경기 일시 중단 요청을 할 수 있으며, (단, 키보드의 입력에 문제가 생길 때에는 거수로 경기 중단 요청을 한다.)’ 라고 떡하니 명시되어 있는데 누가 정확하게 ppp를 입력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상황에 대해 고려한단 말인가?


GG 혹은 gg와 ppp의 차이 2 - 급한데 일단 치고 봐야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 경기에서 이처럼 ppp가 늦으면 그냥 망한다. 답이 없다.

 

사실 gg를 선언하는 상황에서 선수가 고려할 것은 없다. 그저 ‘아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나 GG를 칠까, ㅈㅈ를 칠까, 地地, zizi를 칠까, 등 자신만의 패배 선언 중 무엇을 입력할지 고민하는 정도다. 적어도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에 급할 건 아무것도 없지 않는가? 빨리 경기장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ppp는 다르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경기(물론 긴박하지 않은 상황도 있겠지만) 도중 어쩌면 패배와도 직결될지 모르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앞뒤 잴 것이 뭐가 있는가? 일단 p버튼을 후려갈기고 보는 거다.

대변이 매우매우매우매우 마려워서 터지기 일보직전의 상황이면 거기가 남자 화장실인지 여자 화장실인지 알 게 뭔가? 급한데 일단 싸고 봐야지. 마찬가지로 느긋하게 앉아있다간 까딱하면 패배할지도 모른다. 게이머에게 승리란 곧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는 일이며, 생계와 직결된다. 지게 생겼는데 p가 두 개인지 세 개인지 알 게 뭔가? 급한데 일단 치고 봐야지.


GG 혹은 gg와 ppp의 차이 3 - 관습인가, 규정인가


 애초에 gg와 ppp는 그 태생이 확연히 다르다. gg는 이미 멀고 먼 옛날, 스타크래프트가 생기기 이전부터 게이머들에게 일종의 '예절'로서 내려온 것이지만, ppp는 그저 게임의 스포츠화가 이루어지면서 일종의 '관리' 차원에서 만든 인위적 요소다.

당연히 ppp는 선수들에게도 'gg'만큼 익숙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이머 이전부터 패배를 시인할 때 수없이 입력한 gg와 공식 경기에서나 쓰이는 ppp는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 애초에 ppp가 무엇인가? 'Good Game'의 약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gg와 달리 pause, pause, pause인지 please! pause please인지 play power point인지 뭔지 정의조차 되어있지 않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것은 좀 억지스럽긴 하다. 협회 측도 물론 저런 것을 고려한 게 아니고 그저 스포츠로서의 규정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GG, gg, ppp로 규정했을 것이다. 따라서 선수들이 그 룰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게이머들에게 규정에 대한 정확한 교육을 하긴 했는지 의문이다. '소문자 p 세 개를 정확히 입력하지 않으면 몰수패다.' 라고 협회 측에서 계도 기간 중 충분히 숙지시키긴 한 것인가? 어쩌면 협회 내에서도 고려되지 않은 사항일지도 모른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치밀한 협회의 경기 규정


이번 pp사건의 다른 문제점은 충돌 조항이다. 자, 아래 조항들을 보자.

제8조 선수의 요청으로 인한 경기중단
아래에 명시된 사항에 부합될 때 선수는 채팅창에 자판의 “P”키를 연타함으로써 경기 일시 중단 요청을 할 수 있으며, (단, 키보드의 입력에 문제가 생길 때에는 거수로 경기 중단 요청을 한다.) 심판은 "Pause" 명령을 내림으로써 경기를 중단시킨다. 해당경기는 “심판판정”규정에 따른다.

제16조 주의
심판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또는 선수단이 아래와 같은 규정위반을 하였을 경우 “주의” 판정을 내릴 수 있다.
16.6 일시 중단 요청, 경기포기선언을 제외한 채팅을 하였을 시

제18조 몰수패
심판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또는 선수단이 아래와 같은 규정위반을 하였을 경우 “몰수패” 판정을 내릴 수 있다.
18.6 일시 중단 요청, 경기포기선언을 제외한 채팅을 하였을 시


보다시피 무려 3개의 조항이 13조 조항과 충돌한다. 사실 헌법, 민법, 상법, 형법 등 법에서 조항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불과 22개 조항만이 존재하는 협회 경기 규정 내에서 이렇게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게다가 16조와 18조 조항은 심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기 위해(주의와 몰수패 중 심판의 재량 하에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된 성격이 강하지만, 13조 조항은 그것을 여지없이 짓밟고 있다. GG, gg, ppp외에 채팅창에 다른 문자를 입력하면 몰수패와 경고가 주어지게끔 규정한 것이다. 불과 22개 뿐인 조항 속에서 이런 모순과 충돌을 가져온 협회의 엄~청난 꼼꼼함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신상문 선수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며...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협회의 부실하고 비현실적인 경기 규정에 있다. 몇 개 되지도 않는 조항들의 충돌과, GG를 치는 상황과 ppp를 치는 상황의 차이조차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경기 규정이 바로 사건의 본질인 것이다.

또한 만약 다른 경기에서 PPP라던가 (소문자 ppp로 규정했으므로 pPp, PPp, pPP, PPP등도 몰수패 사항일 것 아닌가?) '  ppp'등이 입력됐을 때 어떻게 판정할 것인가? 아니면 게임 내 버그성 렉으로 인해 ppp가 잘못 입력됐다면? 이미 pp를 몰수패한 판례가 있는데 다른 실수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어쨌든 판정은 내려졌고, 번복될 확률은 제로라고 본다. 신법 우선 원칙에 의해 몰수패를 선언한 것이든, 그저 선례를 만들기 위한 판정이든 이미 경기는 종료됐고, 지나간 일이 됐다. 그리고 기사에 따르면 협회 측에서도 불합리함을 느꼈는지, 앞으로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 했으니 어쨌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까지 보여준 협회의 놀라운 능력을 보면 아닐 수도 있지만)

부디 협회가 ‘개스파’라고 욕 먹는 일이 없도록 잘 해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 댓글이 개 달렸습니다.
  • GoodBye,Violet  (4)
  • 오늘 갑작스러운 기사가 하나 떳습니다.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우정호라는 이름이 랭크되어 있었고 저는 아무생각 없이 그 기사를 눌러봤는데 청천...
  • 분류 : E-sports
  • 작성자 : 김항아
  • 등록일 : 2012-08-23
4
  • MBC게임의 시한부인생(?)  (6)
  • 이제 오늘로부터 25일 후면 MBC게임이 사라진다.10년간의 역사를 담아왔던 MSL도 MBC게임의 예능을 담당해왔던 스타무한도전,성춘쇼 등도 학생들의 꿈을 심...
  • 분류 : Etc
  • 작성자 : GangMae
  • 등록일 : 2012-01-06
2
1
1
3
-1